줄거리
기억을 지워주는 특수 약물 '레테'가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근미래의 도시. 전직 형사였던 준오는 약물 부작용으로 기억의 파편을 잃어버린 채 고독한 수집가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수집하던 골동품 시계 속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의 유품을 발견하며 평온했던 일상이 무너진다.
준오는 동생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닌, '레테'의 제조 공정 속에 숨겨진 거대한 은폐 시도였음을 직감한다. 그는 단서를 추적하며 기억을 지우는 약물이 사실은 인간의 죄책감을 거세하여 통제하기 쉬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추적 과정에서 그는 자신 역시 과거의 어떤 사건을 지우기 위해 스스로 약물을 복용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결국 준오는 약물을 독점하는 거대 기업의 수장인 서윤의 음모를 밝혀내지만,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대가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기억마저 통째로 도려내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 백지상태가 된 채 도시의 차가운 빗속을 걷는다. 손에 쥔 진실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공허하며, 그는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잊은 채 쓸쓸한 여운만을 남긴다.
세계관
인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선택적으로 삭제할 수 있는 약물 '레테'가 일상이 된 근미래의 가상 도시 '무영'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은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차가운 무채색의 건물이 즐비하며, 사람들은 슬픔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의 기억을 지우며 살아간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정신을 통제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지만, 그 대가로 감정의 결여와 허무주의가 도시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기억을 지우는 행위가 윤리적 논쟁을 넘어 사회적 규범으로 자리 잡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다.
등장인물
과거 유능한 형사였으나 의문의 사건 이후 기억의 일부를 잃었다. 현재는 물건에 깃든 기억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쓸쓸한 수집가 생활을 이어가며, 마음 한구석에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을 품고 산다.
- 외모
- 깊게 패인 눈매와 늘 흐트러진 검은 코트 차림
- 목표
-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과 동생의 진실 찾기
- 관계
- 민우의 형이자 서윤의 잠재적 대립자
사회적 지위와 부를 모두 거머쥔 인물로, 인간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인류의 진보라 믿는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기억을 말살하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는 냉혈한이다.
- 외모
- 날카로운 실루엣의 정장과 차가운 눈빛
- 목표
- 기억 제어를 통한 완벽한 사회 질서 구축
- 관계
- 준오의 과거를 설계하고 통제하는 인물
형인 준오와는 달리 세상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인물이다. 약물의 부작용을 조사하던 중 거대 음모에 휘말려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으며, 그의 죽음이 준오를 각성하게 만든다.
- 외모
- 햇살처럼 밝은 미소를 지닌 앳된 얼굴
- 목표
-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부조리 고발
- 관계
- 준오의 친동생이자 사건의 시발점
버려진 데이터와 기억의 파편을 거래하는 인물로, 준오의 과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준오의 집요함에 이끌려 위험한 추적에 동참하게 된다.
- 외모
- 짧은 단발머리에 활동적인 가죽 재킷 착용
- 목표
- 도시의 뒷골목에서 살아남기
- 관계
- 준오에게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