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절망의 배달소, 시스템의 붕괴

사후세계 배달 서비스: 유령도 배고프다니까요 · 약 6분

오토바이의 엔진이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하은은 손목을 타고 전해지는 진동을 그대로 받아내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시야는 붉게 점멸하는 시스템 경고창과 뒤틀린 도시의 풍경으로 가득 찼다. 화면 속 '과부하' 수치는 이제 경고를 넘어 파괴를 예고하는 선혈 같은 색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민준 씨, 지금이에요. 시스템이 비명을 지르고 있어요. 이 틈을 놓치면 안 돼요!"

하은이 고개를 돌려 외쳤다. 민준은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으나, 동시에 기묘한 고양감이 서린 눈으로 측정 장치의 데이터를 훑고 있었다.

"네, 맞아요. 시스템의 데이터 처리량이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관리소의 중심부로 흐르는 모든 데이터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뒤엉키고 있어요. 하은 씨, 지금이 기회예요!"

그녀는 오토바이를 틀어 관리소의 심장부, 즉 시스템이 영혼을 분쇄하고 에너지를 추출하는 거대한 공장의 중심부로 돌진했다. 그곳은 더 이상 도로도, 건물도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기계 장치와 뒤엉킨 영적 잔해들이 끈적이는 액체처럼 흘러내리는, 지옥과 공장이 결합된 기괴한 공간이었다.

공기 중에는 타버린 영혼의 냄새과 차가운 금속성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찔렀다. 하은은 그 압도적인 공포 속에서도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주저앉는 대신, 배달원으로서 단련된 그 특유의 순발력을 끌어올렸다.

"좋아, 이 시스템이 그렇게 효율을 따지는 게 자랑이라면, 그 효율을 제대로 한번 망가뜨려 주겠어."

하은은 스마트폰을 쥐었다. 단순한 배달 앱이 아니었다. 지금 그녀의 손에 쥐어진 것은 시스템의 혈관에 직접 접속된 단말기였다. 그녀는 배달원으로서 쌓아온 모든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했다. 배달 지연이 발생할 때마다 영적 부패이 발생하는 원리, 배달 경로가 강제로 조정되는 매커니즘. 그녀는 그것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그녀는 시스템의 '배달 요청' 버튼을 미친 듯이 연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요청이 아니었다. 그녀는 시스템이 처리해야 할 가장 복잡하고, 가장 무거운 영적 데이터들—수천 년간 쌓인 미련과 원한이 얽힌 배달 요청들—을 동시에 생성해 냈다.

[시스템 알림: 동시 배달 요청 1,000건 수신]

[영적 부패 수치 급상승: 측정 불가]

[중앙 서버 데이터 처리 과부하 발생]

"어때요, 관리자? 이게 당신이 말하는 질서의 속도인가요?"

하은의 외침에 반응하듯, 주변의 공간이 격렬하게 뒤틀렸다. 벽면의 기하학적 문양들이 검은 액체를 뿜어내며 팽창했고, 천장에서는 데이터화된 영혼들의 비명이 노이즈처럼 섞여 나왔다. 시스템은 하은이 던져 넣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해 과부하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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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중심부의 거대한 구조물들이 비명을 지르며 흔들렸다. 하은은 그 중심에서 몰아치는 영적 압력에 밀려나지 않으려 버텼다. 그녀의 눈앞에는 시스템의 핵심 코어라 불리는 거대한 구체가 보였다. 그것은 수많은 영혼의 잔해를 압착하여 에너지를 짜내는 거대한 엔진이었다.

"이건... 단순한 배달이 아니었어."

하은은 깨달았다. 배달이 완료될 때마다 수치가 올라갔던 것은 영혼의 안식이 아니라, 영혼이 파괴되며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이었다. 시스템은 배달원이라는 이름의 도구를 이용해 영혼들을 하나씩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렸던 것이다.

"그만해! 시스템을 과부하시켜서 무슨 생각이지?"

멀리서 K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것은 목소리라기보다 시스템 자체의 경고음에 가까웠다. K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었으나, 하은이 일으킨 대규모 배달 지연 사태는 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었다.

"배달이 지연되면 영적 부패이 발생한다고 했죠? 그럼 지금 이 도시 전체가 부패으로 덮여도 상관없다는 뜻이잖아요!"

하은은 이를 악물며 화면을 계속해서 조작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화면 위를 미끄러지며 데이터의 흐름을 방해했다. 배달 지연이 길어질수록, 시스템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했고, 그 에너지는 다시 시스템의 과부하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졌다.

그녀는 배달원이었다. 배달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완료'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의도적으로 '미완료'를 유지하며 시스템의 엔진을 과열시키고 있었다.

"하은 씨, 조심하세요! 시스템의 방어 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했어요!"

민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실제로 공간의 균열에서 검은색 액체와 섞인 기계적 파편들이 날아와 그녀를 덮쳤다. 하은은 몸을 날려 피하며 다시 한번 배달 요청 버튼을 눌렀다.

[경고: 시스템 붕괴 위험 수치 88% 도달]

[영적 부패이 특정 구역을 넘어 확산 중]

현실의 물리 법칙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화려했던 도시의 불빛은 기괴하게 왜곡되어 늘어났고, 건물들은 마치 고통에 몸부림치는 거인처럼 찌그러졌다. 하지만 하은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시스템의 핵심 코어에 접속된 데이터 흐름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시스템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진, 아주 작은 문구였다.

[관리자 전용: 배달 규칙 수정 권한 - 핵심 코어 접근 시 활성화]

그것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자의 권한이자, 동시에 시스템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다. 하은은 그 문구를 발견한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시스템은 완벽하게 닫힌 감옥이 아니었다. 관리자의 권한이라는 이름의 문이, 그 핵심에 존재하고 있었다.

"찾았어... 당신들이 숨기고 있는 진짜 규칙."

하은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미소 지었다. 공포는 이제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목표를 향한 집념만이 그녀를 지탱했다. 그녀는 배달원의 재치로 시스템의 가장 깊은 비밀에 손을 뻗었다.

시스템은 이제 그녀의 손끝에서 붕괴와 재탄생의 경계에 놓여 있었다.

✦ ✦ ✦

하은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화면을 응시했다. 붉게 타오르는 과부하 수치와 붕괴되는 공간의 잔해들 사이에서, 그녀는 이제 단순한 배달원이 아닌 시스템의 설계도를 다시 그릴 수 있는 위치까지 도달해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배달 규칙 수정'이라는 글자 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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