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제7장: 침묵의 대결

침묵의 박제사 · 약 5분

"서 회장님, 당신은 유물을 세탁한 게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박제해 온 겁니다!"

정우의 외침이 차가운 지하 소장고의 벽면에 부딪혀 날카롭게 산산조각 났다. 산소가 희박해지는 듯한 압박감 속에서, 서 회장의 손은 정우의 목을 조여오는 거대한 족쇄가 되어 있었다. 눈앞이 하얗게 점멸했다. 폐부 깊숙이 박히는 것은 서 회장의 건조한 향수 냄새가 아니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서늘한 공포였다.

정우는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도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품 안의 녹음기가 서 회장의 손아귀에 눌려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 기록이, 이 목소리가 담긴 이 작은 기계가 없다면 지난 수년간의 추적은 물거품이 된다. 정우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서 회장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살을 파고드는 듯한 통증이 전신을 타고 흘렀다.

그때였다. 육중한 철문이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손 놓지 못해!"

어둠을 가르고 나타난 것은 민석이었다. 평소의 노련하고 침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짐승처럼 달려들어 서 회장과 정우 사이를 파고들었다. 민석의 손이 정우의 어깨를 짓누르는 압력은 노련한 형사의 그것이라기보다, 자신의 평온을 지키려는 늙은 짐승의 발톱 같았다. 정우는 비명을 삼키며 옆에 놓인 망치를 휘둘렀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민석의 손등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 순간, 민석의 소매가 말려 올라가며 드러난 손등의 흉터가 정우의 눈에 박혔다. 그것은 일기장에 찍혀 있던 그 기괴한 붉은 낙인과 정확히 일치하는, 낙인처럼 깊게 패인 흉터였다.

"이 흉터... 당신이 그날, 그 비를 맞으며 저지른 일의 흔적이었군."

정우의 목소리가 갈라진 틈 사이로 새어 나왔다. 민석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찰나의 균열을 놓치지 않고 정우는 품 안에서 녹음기를 꺼내 들었다. 서 회장이 달려들며 정우의 목을 조여왔다. 숨이 막혀 시야가 흐릿해지는 와중에도 정우는 미리 준비해둔 행동을 실행에 옮겼다. 그는 소장고 구석, 자신이 복원 작업을 하며 미리 설치해둔 소형 네트워크 카메라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멈춰! 거기서 한 발짝이라도 더 움직이면, 이 모든 게 실시간으로 세상에 나갈 거야!"

정우의 절규가 소장고를 울렸다. 서 회장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는 정우의 목을 조르던 손을 천천히 떼어냈지만, 눈빛은 여전히 포식자의 그것이었다.

"자네, 정말 미쳤군. 고작 카메라 따위에 겁을 먹을 줄은 몰랐어."

서 회장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낮게 읊조렸다. 하지만 그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정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벽을 짚고 일어섰다.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시야 끝에는 서 회장의 집무실에서 보았던, 혹은 이 소장고 한편에 기괴하게 전시된 박제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생명을 빼앗아 영원한 정지 상태로 박제해 버린, 이들의 잔인한 철학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곳은 유물의 무덤이 아니라, 당신들의 죄악을 박제해 둔 감옥이야."

정우는 피가 섞인 침을 삼키며 말을 이었다. 민석은 쓰러진 채 정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때 스승이라 불렀던 자의 눈에는 회한인지, 아니면 끝내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정우야, 그만해라. 여기서 멈추면 모두가 평온할 수 있어. 이 지도를, 이 흐름을 건드리지 말란 말이다!"

민석의 외침은 절박했다. 그는 자신이 쌓아 올린 은밀한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우는 알고 있었다. 이 침묵의 끝에는 오직 파괴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서 회장은 차갑게 웃으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어느덧 날카로운 조각칼이 들려 있었다. 유물을 손질할 때 쓰는, 가장 정교하고도 치명적인 도구였다.

"박제된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지. 자네가 말하는 그 '숨결'이라는 건, 결국 부패를 의미할 뿐이야. 나는 그 부패를 허락하지 않는다."

서 회장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정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조각칼이 허공을 가르며 정우의 뺨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정우는 몸을 낮추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이제는 단순한 대화가 아니었다. 이것은 살아남기 위한, 그리고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되찾기 위한 처절한 사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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