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른 잎이 머무는 자리마다
신발 끝에 매달린 하루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고개 숙인 저녁
당신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지친 발치에 내려앉습니다
서둘러 챙겨온 문장들은
어느새 헐거워진 주머니 속에서
차갑게 식어버린 온기가 되었으나
당신이 걷어온 길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자리
그곳에 돋아나는 작은 침묵은
다친 마음을 다독이는 손길이 되어
내일로 가는 길목에 볕을 폅니다
애써 피워낸 꽃이 시들었다면
그저 툭,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당신의 휴식은 이제야 시작되는
가장 고요한 문장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