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안개 낀 산자락 끝에 위치한 '윤슬 공방'은 죽은 이들의 유품을 태워 그들의 기억을 향기로 추출하는 기묘한 장례 전문 공방이다. 은퇴한 수사관 출신의 주인공 '지안'은 이곳에서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조력자 '수현'과 함께 일하며, 공방에서 추출되는 향기가 단순한 추모를 넘어 타인의 기억을 조작하고 탈취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공방의 주인 '노인'은 매일 밤 사라지는 마을 사람들과 그들의 물건을 수집하며,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만들기 위해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을 추출한다. 지안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딸이 이곳에서 추출된 향기의 원천이 되었다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고, 공방 지하에 숨겨진 거대한 '기억의 저장소'를 목격하며 절망에 빠진다.
지안은 노인과 대치하며 딸의 마지막 기억을 되찾으려 하지만, 노인은 기억을 잃는 것이 영원한 안식이라 주장하며 지안을 설득한다. 지안은 결국 딸의 기억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공방 자체를 불태우는 선택을 하고, 불길 속에서 타오르는 향기 속에서 딸의 환영을 마주하며 끝내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세계관
현대 대한민국, 외부와 단절된 듯 고요한 산간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은 현실과 초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죽은 자의 물건에 깃든 감정을 물리적인 '향기'로 치환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존재한다.
마을 사람들은 공방의 향기에 중독되어 현실의 고통을 잊고 살아간다. 아름답고 따뜻한 분위기의 마을 풍경과 대비되는, 기억을 착취하는 공방의 잔혹한 비밀이 서사의 핵심적인 긴장감을 형성한다.
등장인물
딸을 잃은 후 매일 밤 꿈에 나타나는 딸의 목소리를 쫓아 산속 공방에 들어선 인물이다. 수사관 시절의 날카로운 직관을 가졌으나, 사적인 감정 때문에 판단이 흐려질 때가 많다.
- 외모
- 초췌한 얼굴에 깊게 파인 눈매, 늘 긴 소매 옷을 입는 습관
- 목표
- 실종된 딸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마지막 순간을 확인하는 것
- 관계
- 수현의 조력자, 노인의 대립자
공방에서 일하며 향기의 화학적 성분과 기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다. 처음에는 지안을 돕지만, 공방의 비밀이 밝혀질수록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 외모
- 단정한 단발머리, 안경 너머로 관찰하는 듯한 눈빛
- 목표
- 향기의 성분을 분석하여 기억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
- 관계
- 지안의 파트너, 노인의 조수
마을 사람들에게는 성인군자처럼 여겨지지만, 실상은 타인의 기억을 추출해 향기로 박제하는 잔인한 예술가다. 그는 기억이 고통의 근원이라 믿으며 타인의 삶을 파괴한다.
- 외모
- 항상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주름진 얼굴, 하얀 수염
- 목표
- 완벽한 '영원의 향기'를 완성하여 인간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
- 관계
- 지안의 대립자, 수현의 스승
공방의 향기에 중독되어 남편을 잊었으나, 남편이 공방 지하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안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 외모
- 체구가 작고 긴장한 듯 움츠러든 어깨
- 목표
- 공방에서 사라진 남편을 찾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 관계
- 지안에게 단서를 제공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