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희극으로 변질된 애도

유언장 없는 장례식 · 약 8분

장례식장은 이제 애도의 공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탐욕이라는 이름의 관객들이 모여든, 가장 화려하고도 잔혹한 희극의 무대였다. 누군가의 외침으로 시작된 소란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고, 그 파동은 장례식장의 높은 천장을 타고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서로를 노려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고, 그들의 눈동자에는 고인을 향한 그리움 대신 유산이라는 거대한 전리품을 향한 갈망이 일렁였다.

"아버님께서 그 시절에 저지르셨던 그 일 말이에요, 정말이지 지금 들어도 믿기지 않네요!"

누군가의 선동에 맞춰, 장례식장 중앙에 자리 잡은 인플루언서 최유리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는 화려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채, 마치 공연을 주도하는 연출가처럼 여유로운 태도로 스마트폰을 높이 치켜들었다. 수천 명의 실시간 시청자가 그녀의 화면을 통해 이 기괴한 장례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러분, 보세요. 이 고결해 보이는 자산가 박 노인께서 사실은 얼마나 지독한 은둔형 외톨이였는지, 그리고 그 은둔의 이면에 얼마나 추악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지 말이에요."

최유리의 목소리는 높고 맑았으나 그 내용은 독설보다 날카로웠다. 그녀는 고인의 사생활을 조롱하며, 그가 은둔하며 모았던 재산이 사실은 타인의 눈물을 닦아준 대가가 아니라, 타인의 눈물을 짜내어 쌓아 올린 성벽이었다는 사실을 자극적인 단어들로 포장해 쏟아냈다.

"그분은 사람을 믿지 않았죠. 그래서 스스로를 가두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했어요. 그 왕국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짓밟았는지, 이제는 그 이야기를 들어보실 시간이에요!"

최유리의 말에 장례식장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실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슬픔이 섞인 웃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타인의 파멸을 확인하며 느끼는 쾌락이었고, 동시에 자신들의 몫이 될 유산의 크기를 가늠하는 탐욕스러운 웃음이었다.

"하하하! 정말이지, 그분의 그 지독한 성격은 전설이었죠!"

"그때 그 사건이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니, 정말이지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담하시네요!"

친척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더 큰 웃음을 유도하려 애썼다. 누군가는 고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폭로하며 과장된 몸짓으로 희극적 상황을 연출했고, 누군가는 그에 맞장구치며 더 자극적인 에피소드를 보탰다. 장례식장은 순식간에 광기의 무대로 변질되었다. 이태윤은 그 혼란 속에서 상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척하며, 사람들의 반응을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지금 이 웃음소리가 얼마나 큰 재산으로 치환될 수 있는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준호는 그 모든 광경을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았다. 그는 사람들의 웃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보려 애썼다. 그는 박말숙과 함께 이동하며 장례식장 곳곳에 배치된 물건들을 다시 한번 훑었다.

"저들이 웃는 이유는 단순한 재미 때문이 아니에요."

박말숙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시선은 장례식장 곳곳에 놓인 기이한 수집품들에 머물렀다.

"그들은 노인이 남긴 비밀을 파헤치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들이 파헤치고 있는 것은 껍데기뿐이죠. 노인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설계했어요. 사람들이 서로를 물어뜯고 비웃게 만드는 것, 그것이 그가 원했던 마지막 유희였으니까요."

준호는 고인의 수집품들을 다시 한번 살폈다. 그는 이전보다 더 깊은 의도로 물건들을 관찰했다. 박 노인이 수집했던 그 기괴한 골동품들, 인간의 뼈를 깎아 만든 듯한 조각상들, 그리고 기묘한 문양이 새겨진 은제 그릇들. 그들은 단순한 수집품이 아니었다.

'그는 무언가를 은폐하기 위해 이 물건들을 배치한 거야.'

준호는 깨달았다. 고인의 수집벽은 단순히 기괴한 취향 때문이 아니었다. 그 수많은 물건들은 특정 기록을 가리거나, 혹은 특정 장소를 은폐하기 위해 배치된 장치들이었다. 물건 하나하나가 일종의 장막 역할을 하고 있었고, 그 장막 뒤에 숨겨진 진실을 가리기 위해 그는 자신의 방대한 자산을 쏟아부어 이 기묘한 전시장을 꾸몄던 것이다.

그는 수첩을 꺼내 장례식장 내부 구조와 물건들의 배치를 다시 기록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올 때마다, 그는 그 소음 속에서 노인이 숨겨놓은 아주 작은 신호들을 찾아내려 했다.

그때, 최유리가 결정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그분은 죽기 직전까지도 이 방 안에 자신만의 비밀을 가두어 두었대요. 이 장례식장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자, 그분만의 은밀한 보관소였다는 사실을요!"

그 말은 장례식장의 공기를 다시 한번 흔들었다. 사람들은 더욱 열광적으로 반응했고, 그 웃음소리는 이제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음이 되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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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소음 속에서 준호는 박말숙의 안내를 받아 장례식장 한구석,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좁은 통로로 들어섰다. 그곳은 고인의 사적인 집무실로 쓰였던 공간으로, 이제는 화려한 꽃장식에 가려져 은밀한 공간이 되어 있었다.

"여기요, 준호 씨. 노인이 가장 아끼던 장소예요."

박말숙이 벽면에 붙은 작은 장식장 하나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수많은 서류 뭉치와 오래된 일기장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준호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중 가장 두꺼운 가죽 표지의 일기장을 꺼냈다.

"이건 단순한 일기가 아니에요. 노인의 모든 행적과, 그가 숨기고 싶어 했던 것들이 기록된... 일종의 지도 같은 거죠."

준호는 일기장을 펼쳤다. 종이는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정갈하지만 날카로운 필체로 무언가가 적혀 있었다. 그는 일기장의 첫 페이지를 넘기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일기장 안에... 무언가 더 있네요."

그는 일기장의 특정 페이지를 눌렀다. 그러자 숨겨져 있던 작은 공간이 드러나며, 낡은 종이 한 장이 떨어졌다. 그것은 일기장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매우 차갑고 건조한 문체로 적힌 메모였다.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상속은, 사실 가장 처절하게 무너지는 자의 비명이다.'

준호의 손끝이 떨렸다. 그는 문득 깨달았다. 이 장례식은 노인이 남긴 마지막 유희가 아니었다. 이것은 노인이 설계한 정교한 사냥터였다. 사람들은 웃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은 노인이 쳐놓은 덫에 걸려 서로를 뜯어먹고 있는 먹잇감에 불과했다.

그는 다시 일기장을 살피며, 그 속에 숨겨진 다른 단서들을 찾기 시작했다. 일기장의 뒷부분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정 단어들이 있었다. '금고', '암호', '국가'.

"말숙 씨, 이 일기장... 이게 금고의 비밀번호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준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일기장의 여백에 적힌 복잡한 기호들과 특정 날짜들을 대조했다. 그것은 단순한 날짜가 아니었다. 일기장의 특정 문장과 그 문장이 시작되는 위치를 조합하면 하나의 숫자가 도출되는 구조였다.

"노인은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자들에게, 스스로 파멸하게 만드는 문을 열어준 거예요."

준호는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그곳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그러나 명확한 의지를 담아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장 큰 웃음은 가장 깊은 절망 끝에서 피어나는 법이다. 너희가 찾는 것은 돈이 아니라, 내가 남긴 지옥이다.]

준호는 차갑게 식어가는 공기를 들이마셨다. 장례식장 밖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이 밀폐된 공간 안에서 그가 마주한 것은 차가운 진실의 파편이었다. 그는 이제 이 일기장에 숨겨진 숫자들이 가리키는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그곳에 어떤 지옥이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는 다시 수첩을 꺼내 일기장에서 추출한 숫자들을 기록했다. 그것은 금고를 여는 열쇠이자, 동시에 노인이 설계한 거대한 스캔들의 시작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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