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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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아 학원의 은둔형 고스트 · 약 3분

차갑게 벼려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캠퍼스는 지나치게 정교한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이데아 학원. 국가가 공인하고 거대 자본이 투여하여 빚어낸 이 성채는, 마치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설계된 완벽한 수직 구조의 미학을 뽐내고 있었다. 공기는 희박했고, 그 안을 채운 것은 지적인 긴장감과 정제된 향취였다. 한결은 교문을 통과하며 느꼈다. 이곳은 학교라기보다, 잘 훈련된 인간들이 배치된 거대한 전시장 같다는 사실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재능이 이 성채의 문장을 완성할 것입니다."

입학식에서 울려 퍼진 안내 방송은 부드러웠으나 감정이 거세되어 있었다. 한결은 앞줄에 앉은 학생들을 훑어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동자는 마치 고해상도 렌즈로 포착한 듯 선명했고, 표정은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학생'의 표상 그대로였다. 너무나 완벽해서 오히려 기괴한 일치성. 그것은 한결의 신경질적인 관찰력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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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업이 시작되고, 한결은 칠판 위에 투사되는 복잡한 수식들을 바라보며 옆자리의 학생과 시선을 섞었다. 학생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일한 속도로 고개를 끄덕이고, 동일한 타이밍에 필기를 시작했다. 마치 잘 짜인 안무를 수행하는 무용수들처럼, 그들의 움직임에는 불필요한 망설임이나 사소한 흔들림이 전혀 없었다.

'지나치게 매끄러워.'

한결은 펜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가 발견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복도 끝에서 마주친 학생들의 반응, 급식실의 질서정연한 대열, 그리고 모든 시설이 마치 의도된 연극 무대처럼 작동하는 기계적 구조까지. 모든 것이 효율과 성공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향해 정렬되어 있었다.

그때, 한결은 문득 느꼈다. 저들의 눈동자 밑바닥에 깔린 차가운 이질감. 그것은 인간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외부에서 주입된 매뉴얼에 의해 재현되는 반응에 가까웠다. 그는 직감했다. 이 화려한 성채의 벽 너머에는, 인간의 영혼을 데이터로 치환하고 조각하는 거대한 엔진이 숨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한결은 입가에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완벽하게 설계된 무대 위에 던져진 이방인만이 볼 수 있는, 균열의 틈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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